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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중앙지방회 베트남 단기선교 다녀오다~

 

남쪽의 평안한 나라 “안남국”(安南國), 베트남을 이르는 말이다.
지난 3월 24일(월) 경기중앙지방회에서는 조남영 목사(가평순복음교회 당회장, 증경 지방회장)을 필두로 지방회 산하 목회자 총 17명이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베트남 단기선교를 다녀왔다. 3월 24일 차가운 새벽 공기를 가르며 인천국제공항을 향해 달려갔다. 공항에 도착하여 출국절차를 마친 후 아침 8시 비행기에 탑승, 5시간을 비행하여 베트남 호치민 공항에 도착하니 30도에 가까운 열기가 온 몸을 뒤덮었다. 미리 마중 나온 강길수 선교사의 안내로 4박 5일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호치민 시내는 우리나라 80년대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한 가지 놀라운 점은 도로 곳곳에 가로수와 공원이 너무 잘 정돈이 되어있고 잘 관리되고 있는 것을 보았다. 동남아에 온 것이 아니라 유럽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역사적으로 과거 프랑스의 지배 아래에서 영향을 받아 가로수나 공원 같은 부분이 잘 관리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다.

 

호치민 시내에 호텔에 짐을 풀고 호치민 전쟁기념관에 잠시 들려서 베트남 전쟁 당시의 참상을 돌아보았다. 겉으로 보기에는 일 년 내내 꽃이 피는 나라, 보이는 모든 것이 자원인 나라, 전체 인구 약 9천여 만 명 중 30대가 60% 이상을 차지하는 전 세계에서 가장 젊은 나라가 베트남이지만 보이지 않는 많은 아픔을 가진 나라가 베트남이었다.

 

1955년부터 1975년까지 계속된 월남전쟁으로 인하여 당시 베트남 젊은이들이 많이 희생당한 까닭에 현재 베트남에는 노인들을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한국은 1965년부터 베트남전쟁에 참전했다. 파병에 따른 미국의 지원으로 인한 경제부흥과 주한 미군의 주둔으로 인한 북한의 남침야욕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월남 전쟁으로 한국군 5,099명이 전사하고, 1만1232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비해 8배가 넘는 4만1462명의 월맹군과 베트콩이 한국군에 의해 사살되었으며, 상당수의 부상자는 물론이고 전투 과정에서 적지 않은 민간인 사망자도 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거기에다 한국군 상사 주재원들과 근로자들은 5000명에서 3만 명까지로 추산되는 라이따이한을 베트남 땅에 남겼다. 베트남 여성들을 군위안부로 삼은 결과였다.

 

전쟁기념관을 나와 호치민에서 서북쪽으로 약 75킬로미터 가량 떨어진 구찌라는 곳에 자리잡고 있는 구찌터널(땅굴)을 방문하였다. 베트남 전 당시 베트콩들이 캄보디아 국경 근처에 근거지를 두고 호치민을 공격하기 전 오랜 시간에 걸쳐 땅굴을 파서 만든 지하 요새로 원래는 프랑스인에 대항하기 위해 1948~1954년에 걸친 인도차이나 전쟁 때 48km의 땅굴이 먼저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후 베트남 전쟁 때인 1967년까지 200km를 더 파서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지하터널의 깊이는 30m, 지하 3~4층 규모로 터널 내부에 직접 들어가 그 당시의 상황을 생생히 볼 수 있었다.

 

한국군은 8년 동안 모두 32만여 명이 참전해 용맹을 떨쳤다고 한다. 미국 육군은 전쟁연구서에서 “적(敵), 베트공은 한국군의 전략적 혁신과 장병들의 끈기와 용맹함을 두려워했다”고 평가했다. 한국군이 베트남 전쟁에 참전한 이유야 어찌됐든 남의 나라 전쟁에 가서 남의 국민을 희생시킨 것은 그 국민들에게는 잊을 수 없는 아픔일 것이다.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군의 용맹함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자부심이나 긍지를 가질만한 일이지만 베트남 사람들에게는 자신들의 희생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구찌터널을 출발하여 자동차로 2시간 정도 떨어진 붕따우라는 베트남 대표 휴양도시로 향했다. 붕따우 지역에 있는 쉬엔목 베들레헴 교회와 녹안 갈릴리 교회, 붕따우 한인연합교회를 방문하여 선교후원금과 물품을 전달하고 현지 교회와 사역자들을 위해 기도하고 성도들을 격려하기 위해서였다. 교회를 향해 달려가는 버스 안에서는 뜨거운 찬양과 기도가 이어졌다. 베트남의 회복과 치유를 위한 기도, 현지 사역자들을 위한 기도, 지역 교회를 순회하며 돌보는 강길수 선교사의 사역을 위한 기도, 그리고 한국에 두고 온 교회와 가정을 위한 기도가 계속 이어졌다. 1시간 40여분 정도 시간이 흐르자 쉬엔목 베들레헴 교회에 도착하였다.

 

반갑게 맞아주는 얼굴들, 생전 처음 뵙는 분들이었지만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라서 그런지 너무나 반가웠다. 도착 즉시 조남영 목사와 임원들을 중심으로 베들레헴 교회를 위해 기도를 시작하였고, 사역자를 위해 기도하고 축복하고 성도들을 격려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베들레헴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 자녀 가운데 호치민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고 있는 자매가 있어 목회자 가정을 위해 특별히 축복하는 시간을 가졌다. 베들레헴 교회를 담임하는 ○○목사는 한국에서 목사님들이 방문하신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이렇게 먼 곳까지 많은 목사님들이 찾아오실 줄은 꿈에도 생각지도 못했다고 하면서 감사의 말을 전하였고, 교회를 위해 기도해 줄 것을 부탁하였다. 처음 만남이었지만 어색함도 없이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처럼 주님 안에서 하나 됨을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만남의 기쁨도 잠시 이별이라는 아쉬움 속에 눈물을 훔치는 목회자와 성도들을 뒤로한 채 녹안 갈릴리 교회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녹안 갈릴리 교회는 해안 지역에 위치한 교회로 대형버스가 들어가지 못하는 지역이라 중간에 하차하여 도보로 이동을 해야 했다. 찌는 듯 한 더위와 모래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열기로 인해 금새 이마엔 땀방울이 맺혔다. 그렇게 20여분을 걸어서 도착한 갈릴리 교회, 목회자와 성도들이 환한 미소로 반갑게 맞아주었다. 갈릴리 교회를 위해 기도하고 축복하는 기도회 시간을 가진 후 선교후원금과 선교물품을 전달하고 점심 식사를 함께 나눴다.
붕따우로 돌아오면서 베트남 현지 여러 교회를 돌보면서 사역하는 강길수 선교사의 선교보고 통해서 베트남 선교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나누는 뜻 깊은 시간을 가졌다. 단기 선교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는 감사 예배는 붕따우 한인연합교회에서 드렸다.

 

이 예배에서 조남영 목사(증경 지방회장)는 마태복음 28장 19절~20절 말씀을 본문으로 베트남 선교 사역에 힘쓰는 강 선교사의 노고를 위로하고 선교사로서의 초심을 잃지 말 것과 앞으로 더욱 베트남 선교 사역에 힘을 써달라는 당부를 하였다. 또한 단기 선교사역에 동참한 지방회 산하 교회와 동역자들에게는 선교의 당위성과 시급성, 중요성에 관한 말씀을 전하면서 지방회 각 교회들이 이제 선교에 눈을 떠야하고 실천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후 조 목사의 축도로 예배의 모든 순서를 마치고 선교 후원금 및 선교물품을 전달하였는데, 특별히 예정에 없었던 특별 헌금시간을 갖게 되었다. 이는 그동안 베트남 현지에서 여러 교회를 돌보면서 강 선교사의 발이 되어주었던 오토바이가 고장이 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듣고 조 목사와 지방회 목회자들이 특별헌금을 작정하여 오토바이를 기증하는 뜻 깊은 시간 가진 것이다.

 

이에 강 선교사는 뜻밖의 선물에 감사하며 앞으로 더욱 선교사역에 힘쓸 것을 다짐하며 감사의 뜻을 전하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렸다.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4박 5일의 짧은 일정이었으나 선교의 시작은 보고 듣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조남영 목사의 메시지를 묵상하면서 선교의 비전을 가슴에 품게 되었다.